올블로그에 패널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예전에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하늘이 님(박영욱 님)과도 얘기를 했었고, 다른 블로거들과도 여러 차례 함께 고민해보았다. 하지만 '무슨 기준으로, 어떻게 패널을 선정할 것이냐'에 관한 부분에서 항상 막혔던 것 같다. 소수의 패널 선정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을 것이고. 오래 전에 했던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는, 최근 들어서 '어제의 추천글'에 대한 만족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더 이상 올블로그의 추천글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될 것만 같았기에. 가입자 수가 많아지면서 역으로 추천글의 질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글이 많으니 필터링을 하는 것 역시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조회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치고, 현재로서는 지금 잘 갖추어져 있는 '별점'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합리적으로 별점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참여도로는 좋은 글을 뽑아낸다는 것이 힘들지 않겠는가. 만약 별점 기능을 패널제와 연결시킨다면 어떨까?! 좋지 않으면 다른 방안을 모색하면 그만이니 일단 구상이라도 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은 순간 떠오른 것은 바로
Slashdot이었다. 아! 왜 미처 그 생각을 못했을까?! 현재의 Slashdot이 있게 한 원동력은 바로 이 패널 시스템이었는데.
벤치 마킹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본래 Slashdot은 소수의 편집진이 좋은 글을 선별해내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글의 수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방식은 전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모든 사람들이 패널이 되는 방안인데, 이것이 매우 성공적이어서 결국 Slashdot은 지금의 위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일단 가입한 모든 사람은 1차적으로 패널 자격이 부여된다. 이들은 자신이 읽은 글에 점수를 매길 수 있는데 (마치 지금의 올블로그에서 별1개-별5개의 척도를 사용하듯) 중요한 점은 총점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올블로그에 비유한다면, 처음에는 별 50개만을 갖고 시작하는데 이 별들을 모두 소진하고 나면 패널로서의 임기가 끝나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에는 총점을 모두 사용한 후 다시 패널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이 높은 점수를 준 글이 다른 패널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아 메인 페이지에 노출된 빈도가 많다면, 그 사람은 다시 패널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다른 패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글을 자주 쓰는 블로거 역시 다시 패널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별점을 잘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패널 활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므로 재임명되지 않는다. 또한 혼자서 엉뚱한 글에 별을 다섯 개씩 던지는 사람도 마찬가지. 결국은 신뢰도가 높은 사람들만이 지속적으로 패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이 때의 별점은 개인화 기능과는 분리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이 클리핑 용도로 사용하는 별이 노란색이라면, 패널로서의 평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별의 색은 빨간색이라든가. 이처럼 모든 이들이 주어진 임기 동안 패널로 활약할 수 있는 시스템은 더 높은 참여도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면 다른 이들의 판단대로 글들이 선별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이 평판 시스템(reputation system)을 만드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편집권도 행사할 수 있다.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 통로이기도 하다.
물론 Slashdot의 성공 신화가 어디에나 해당되리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올블로그에 다른 필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나 혼자서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매일 자정이 지났을 때마다 '어제의 추천글'을 확인하면서, 고작해야 한두 개의 글만을 건지는 경험은 그다지 행복하지가 않다. 자신이 소속된 커뮤니티라면, 그 커뮤니티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꾸어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특히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되어 고민중이다. 이제 막 시작된 고민,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면서 좋은 길을 모색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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